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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와 은퇴 선수의 초상권 문제

다재소능 2009. 6. 10. 02:29

한동안 마구마구란 게임을 무지 즐겨했었다. 야구도 좋아하고, 게임도 좋아했던 나에게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자이언츠 선수들 카드를 모아서 정말 신나게 게임을 할 수 있었기에 정말 재미나게 했던 게임이었다.

불행하게도 내 기억 속의 최동원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안경 쓴 퇴물인 최동원이었지만 게임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그의 강력한 구위를 느낄 수 있었고 이제는 롯데가 아닌 팀에서 선수 생활한 기간이 훨 씬 길지만 내 마음 속에는 영원한 자이언츠의 1번타자인 준호형을 실제로 나만의 팀에서 1번타자로로 두고 안타를 치고 도루를 시도하게 할 수 있었기에 정말 재미나게 몰입하며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고 박동희 선수의 강속구도 염슬라의 슬라이더도 고독한 황태자 학길이형의 공도던질 수 있었고, 영원한 캡틴 정태형과 호랑나비 응국이 형의 안타도 나의 제대로 된 커맨드 입력만 있다면 만날 수 있었기에)

마구마구의 자랑거리(?)는 크보와 므브르 양 측 모두에 라이센스 계약을 맺었기에 두 리그의 모든 선수들의 실명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과 그 선수들의 그 해당 년도 실제 스탯에 바탕을 둔(물론 상당히 개발자의 주관적 관점인) 능력치 분배였다. 그리하여 유저들은 더욱 더 좋은 능력치를 가진 각 포지션의 선수 카드를 모으기 위해 현질을 엄청나게 했었다. (최상 등급의 카드인 엘리트 카드의 경우 현으로 30+@의 금액으로 은밀히 거래가 되었었기에 내 경우에도 호세 엘리트 카드를 너무나 갖고 싶었지만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후배로부터 마구마구 내에서 이상훈 카드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가 그 때 들었던 바로는 이상훈이 초상권 문제를 제기하며 게임 내 자신의 카드를 삭제해 달라고 했다다고 하는 얘기였다. 그래서 문득 '이거 생각보다 문제가 커지겠는걸?' 이라고 생각은 했었는데, 오늘 박동희 기자가 빵하고 문제를 터트렸다.

http://blog.naver.com/dhp1225/120069855089 =>박동희 기자 스포츠 춘추 <이상훈은 왜 게임에서 사라졌나>

사실 그동안 숱한(?) 게임을 하면서 N사의 횡포에 대해서 잘 알고 있기에,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의 초상권을 비롯한 지적 재산권 전반에 관한 인식이 너무나도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오히려 N사의 유저들에 대한 현질 유도 능력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기에 -그래서 사실 들어가서 일해보고 싶었다:) - 기사를 보면서 쌤통이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기사의 첫 부분에 언급된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자 게임의 유저인 한 사람의 예에서 보듯이 순수하게 게임을 진정으로 즐기는 게임 유저들의 즐거움을 빼았는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하지만 최악의 경우 게임 서비스업체의 횡포 속에 이렇게 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선수들의 초상권 보장과 순수한 야구 팬(게임 유저)들의 즐거움이 동시에 존중받을 수 있도록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
 
올해 놀랍게도 프로야구 스폰서로 참여를 하는 등(이 소식을 처음 듣고는 정말 돈 더럽게 많이 벌었군 하는 생각을 했었다) 탄탄대로를 달리면서 유저들의 지갑을 계속해서 열게 만들었던 마구마구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대응을 할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

p.s) 그나저나 베리 본즈 카드가 성격 드러운 본즈의 동의 없이 실명으로 게임 상에 등장한이건 보통 문제가 아닐 듯 한데 이제 N사는 삽되는건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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