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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야구와 사구

다재소능 2009. 7. 13. 06:19

어제 삼성의 주전 포수 진갑용이 사구에 손목을 맞아서 뼈에 금이 갔다. 아마도 이번 시즌은 아웃일거 같다는 보도가 나왔다. 최근 삼성은 12승 2패의 상승세로 4위를 탈환한 좋은 흐름이었다.

얼마 전 두산의 주전 유격수 손시헌이 헬멧에 정통으로 공을 맞아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현재는 벤치에서 쉬고 있는 상태이다. 조성환은 작년 제대 후에 롯데의 주장으로 팀의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던 선수이다.

지난 4월에는 롯데의 주전 2루수 조성환이 사구에 맞아 안면 골절이 되어서 수술과 재활을 하느라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두산은 올해 유독 부상 악령에 시달리며 대부분의 주전선수들이 다 부상으로 나가 떨어져서 부상하면 치를 떨고 있었다.

위의 사건이 있던 날 상대팀은 어느 팀이었는가? 불행하게도 또 SK였다.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엔 너무 특정팀의 경기에서만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문제는 사구를 맞는 선수는 늘 그 팀의 주축 선수이고, 사구를 던진 투수도 나름 SK에서 좀 던진다고 하는 선수라는 것이다.

1. 중견수->이종욱
2. 우익수->이종범
3. 좌익수->김현수
4. 3루수->김동주
5. 1루수->이대호
6. 지명타자->양준혁
7. 2루수->조성환
8. 포수->진갑용
9. 유격수->손시헌

후보 : 최경환, 고영민, 이대수, 김재걸, 강민호, 안경현

네이버에 가보니 역시나 난리가 났다. 위의 명단은 SK야구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선수들로 짠 라인업이란다. 저대로 WBC에 참여해도 되도 큰 문제가 없을 듯 하다.


그렇다면 왜 하필 SK와의 경기에서는 유독 빈볼 시비와 벤치 클리어링 사태가 자주 발생하는걸까? 그 가능성은 두 가지이다.

1) 실제로 빈볼을 많이 던진다.

첫 번째 가능성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려울 듯 하다. 프로야구판도 분명히 동업자 정신이란게 존재할테고 선수들이 자신의 팀의 승리만을 위해 그런 일을 저렇게나 자주 할리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만약 이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절대 믿고 싶지 않다.)

그래서 조성환이 사구에 맞아 안면 골절이 되었을 때에도, 난 채병룡을 결코 원망하지 않았다.

2) 지나친 몸쪽 승부의 요구

내가 생각하는 원인은 이 두 번째 가능성이다. 실제로 몸쪽 승부(위협구 포함)을 잘하게 되면 타자들이 제대로 된 타이밍에서 타격을 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문제는 제구가 완벽하지 않은(물론 프로야구 1군에 뛰는 선수라면 개판일 가능성은 없다) 선수들에게 지나치게 몸쪽 승부를 많이 요구하는 벤치의 지시가 계속되는 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7개 구단은 바보라서 몸쪽 승부를 안할까?

나머지 구단들도 다 몸쪽 승부의 중요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적절한 타이밍에 몸쪽 승부를 할 것이다.

그런데 왜 유독 SK전에만 치명적인 빈볼이 나오는 걸까? 아마도 강도의 문제로 보인다.
특별히 이름을 붙이기엔 적당한 용어가 없긴 하지만 그냥 몸쪽이 아닌, 빡신(?) 몸쪽 승부를 요구하는 것이다.


빈볼 시비 외에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와 맞물려서 출첵야구, 승리지상주의 야구 등 SK의 야구는 현재 타팀 팬들에게 환영받고 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SK는 지금의 반SK정서를 없애기 위해선 뭔가 특별한 조치를 오랜 시간에 걸쳐서 무언가의 조치를 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오죽하면 네이버의 댓글에(물론 네이버의 댓글 수준은 완전 병맛이긴 하다) 일본팀이랑 SK랑 경기하면 일본팀을 응원하겠다고 하겠는가

지난 2년간 보여준 김성근식 야구는 분명 대단한 것이었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이고 팀내 무한 경쟁을 유도하여 전력의 극대화를 유지하는 토탈 베이스볼.

하지만 타팀 팬이 SK의 야구를 바라 보는 시선에는 너무도 많은 선입견이 포함되어 버렸다.

스포테이먼트, 그들이 추구하는 이 문구가 타팀 팬들의 오해를 사지 않으면서 그라운드 내에서의 경기를 통해 실현되었으면 좋겠다.

먼 훗날에 나를 포함한 타 구단을 응원하는 팬들이 '그 시절 SK야구는 참 강했지'라는 중립적인 발언을 할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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