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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Fodor)의 심성 내용에 관한 견해 -1- 본문

Philosophy of Mind

포더(Fodor)의 심성 내용에 관한 견해 -1-

다재소능 2010. 2. 24. 19:04

※ 이 글은 M. J. Cain의 『Fodor: Language, Mind and Philosophy』, 2002, Polity Press : Blackwell의 chpater 5를 요약한 글임을 밝힌다.


자연주의적 내용 이론(Natulaistic Theory of Content)

 

- 자연화 프로젝트(naturalization project) : 지향적 상태의 지향적 속성을 비-지향적인 자연 과학의 원리를 통해 설명하는 것(이 때의 과학은 물리학 또는 더 높은 단계의 특수 과학을 포함한다)

 

- 브렌타노 논제(Brentano Thesis) : 지향성은 심적인 특성이며, 물리적인 것은 지향성을 발생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심적 현상은 물리학의 영역 바깥에 위치한다.

 

브렌타노의 주장은 자연주의에 대한 비판적 입장으로, 비트겐슈타인, 퍼트남, 맥도웰 등의 철학자들은 지향적 심리학이 물리학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보이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점에 대한 포더의 언급은 다음과 같다.

 
표상에 대한 우려는 무엇보다도 의미론(그리고/혹은 지향성)이 자연의 질서 속에 영원히 통합되기를 거부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사물의 의미론적/지향적 속성이 그들의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는 것에 실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표상에 대한 자연적 조건을 규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1984a: 32)

 

만약 의미론과 지향성이 사물의 실제 속성이라면, 그것은 반드시 지향적이지도 의미론적이지도 않은 속성과 동일해야 한다. 만약 관함(aboutness)과 실제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반드시 실제로는 다른 무엇이어야만 한다.

실제로 지향성에 대한 비실재론적 입장의 강력한 동기는 다음의 직관으로부터 온 것이다; 세계에 대한 물리학적 견해 속에 지향성의 범주가 들어설 자리는 없다; 지향성은 자연화될 수 없다. (1987: 97)

 

- 그렇다면 내용에 관한 자연화된 이론은 어떤 형태를 취해야만 하는가? 하나의 대답은 이를 지향적 속성의 예화에 대한 필요-충분조건으로 보는 것이다.(이 때의 조건은 물론 과학적 원리에 의해 인식되는 비-지향적인 속성에 호소하는 조건이다) 이는 크게 두 가지의 방식으로 제시될 수 있다.

 

1) 동일성의 관계로 보는 방식(크립키가 대표적)

- 크립키에 따르면, 물임(being water)의 속성과 H2O임의 속성은 동일성의 관계이며, 이 동일성 관계는 우리가 비록 선험적으로는 알 수 없더라도 형이상학적으로 필연적이라고 주장한다.

 

2) 개념적 분석/정의 과정의 산물로 보는 방식

- 예: x는 총각이다 iff x는 결혼하지 않은 남자이다

 

- 포더는 특수 과학이 호소하는 속성과 법칙은 낮은 단계의 과학과 동일시되거나 환원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발전시켜왔기 때문에 1)의 동일성 관계를 일반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예외로 간주한다. 또한 2)의 개념적 분석/정의에 대해서도 회의론적인 태도를 취한다.

=> 따라서 포더는 자연화 프로젝트는 내용에 대한 필요-충분 조건에 대한 연구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향적 상태가 가지는 내용을 낮은 단계의 비-지향적인 결정 요소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통해 충분 조건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따라서 포더의 내용에 대한 이론은 충분 조건의 형식으로 나타난다.

 

- 이에 대해 다음의 두 가지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1) 포더가 말하는 충분 조건이 지향적 상태를 잘 설명해주고, 내용에 대해 해명해 줄 수 있는가?

2) 지향적 상태를 충족시키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어떻게 낮은 단계의 비-지향적 속성에 의해서 그 자체가 지향적 상태인 내용이 산출되는가?

=> 2)의 문제 제기는 포더의 이론에 대한 반론이 되지 않는다. Psychosemantics(1987)에서 포더는 그의 이론은 '우리의' 지향적 상태를 충족시키는 충분 조건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의미에 대한 자연화된 이론을 원한다; 비-의미론/비-지향적 용어로 세계의 한 부분이 다른 부분에 관한 것이 되는(표현하고, 표상하고, 참이 되게 하는) 충분 조건을 명확히 표현하는 이론. … 이 이론이 모든 기호 혹은 표상하는 모든 것들에 적용되는지의 여부는 신경쓰지 않겠다. … 나는 무엇보다도 오직 심적 현상들(따라서, [CTM]에 따라서, 오직 심적인 표상들)만이 의미론적 속성을 갖는 것으로 판명되기를 희망한다; 따라서 자연화된 의미론은, 엄밀히 말해서, 오직 심적 표상들에게만 적용되어야 한다. (1987)

 

- 그러나 이후의 A Theory of Content, Ⅱ'(1990c)에서 포더는 그의 주장을 완화하여, 우리의 지향적 상태를 충족하지 않는 어떠한 조건이든지 충분 조건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케인의 평가>

- 케인은 포더의 최초의 주장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이다.

1) 우리는 제시된 조건이 우리의 지향적 상태를 충족하는지의 여부에 대한 고려와는 별개로 어떻게 충분 조건인지를 결정하는가?

2) 포더의 기획이 통속심리학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할 때, 어떻게 우리의 행동을 일으키는 내적 상태들이 실제로 내용을 갖는가?

=> 포더가 제시하는 내용에 관한 충분 조건이 만약 우리의 지향적 상태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런데 만약 포더의 이론이 우리의 지향적 상태에 적용되지 못한다면, 모종의 어떤 다른 이론이 있거나 혹은 내용에 관한 이론이 없을 것이다. 분명히 포더 역시 그러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듯 하다. 포더는 그이 이론에 대한 경쟁 이론들이 통속심리학의 실용성을 해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포더는 그의 이론이 우리의 지향적 상태에 실제로 적용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