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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더(Fodor)의 심성 내용에 관한 견해 -2- 본문

Philosophy of Mind

포더(Fodor)의 심성 내용에 관한 견해 -2-

다재소능 2010. 2. 28. 02:02


포더의 내용에 대한 이론(Fodor's Theory of Content)

 

- 포더는 자연화 문제에 대한 접근을 CTM으로부터 시작한다.

1) CTM에 따르면, 지향적 상태의 내용LOT문장으로부터 온다.

2) LOT문장의 내용은 구성 기호문장의 구문론적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3) 따라서, 내용의 자연화는 LOT의 기호 혹은 단어의 의미에 대한 견해로 환원된다.

 

- 포더는 기호들의 유형에 따라 그것들의 내용을 결정하는 방식도 다르다는 것에 착안하여, LOT의 논리적 기호에 대한 인과적 역할 이론을 제안한다. 그리고 크립키, 퍼트남의 작업에 공감하여 고유이름에 대한 인과 사슬 이론을 제안한다.

=> 그의 자연화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고유이름도 논리 기호도 아닌 LOT를 어떻게 해명하는가의 문제이다. 포더에게 있어서 그러한 기호의 내용은 그것이 표현하는 속성의 문제이다.

 

- 포더의 이론은 기호의 의미가 그것이 인과적으로 공변하는(covaries with) 속성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 예를 들면, LOT기호 HORSE는 horse를 의미한다. 왜냐하면 그 기호의 토큰(token)은 모든 horse에 의해서만 그리고 오직 horse에 의해서만 야기된 것이기 때문이다. 인과적 공변 접근은 정보 의미 이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용어의 기술적 의미에서 기호가 가지는 정보는 그것이 인과적으로 공변하는 속성의 문제이다. 포더의 이론은 조야한 정보 이론을 정교하게 만든 것이고, 의미를 발생적 원인(aetiology)과 결부시키는 전통에 서 있다.

 

- 정보 이론에 따르면, LOT기호의 의미는 그들이 표현하는 속성들 간의 인과적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기호들 사이에서 성립하는 관계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따라서 원리상 어떤 사람은 자신의 언어에서 horse를 의미하는 기호를 제외한 다른 기호가 없이 하나의 의미만을 가지는 기호를 가질 수 있다. 그는 다른 개념 혹은 다른 사고를 하지 않고서도 HORSE의 개념을 가질 수 있으며, horse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다. 정보 이론의 이러한 특징은 그것을 원자 이론으로 만든다. 비-원자 이론에 따르면, 기호의 의미는 다른 기호와의 관계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이 그것과 관련된 개념들의 묶음을 가지지 못하면 그는 특정한 개념을 가질 수 없다. 예를 들어 비-원자론에 따르자면, 어떤 사람이 HORSE라는 개념을 이해하려면 ANIMAL에 대한 개념을 역시 이해해야만 한다. 또한 그 사람은 X IS A HORSE라는 사고로부터 X IS AN ANIMAL이라는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 포더는 원자론의 지지자로서 비-원자론적인 내용에 대한 이론으로는 통속심리학과 지향적 심리학을 지탱할 수 없다고 믿는다. 원자론의 타당성과는 별개로, 정보 이론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인과 관계에 호소한다는 것은 자연주의적으로 정당해 보인다.

2) 자연 언어의 모습이 정보 이론을 지지한다. 예를 들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대부분의 성인은 horse에 반응하여 ‘horse'를 발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단어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어린이나 외국인 등에 귀속시키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3) 자연 세계 내에는 정보 이론이 잘 적용되는 의미나 표상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수은 온도계 속의 수은 기둥은 주위의 온도를 표상한다. 왜냐하면 기둥의 높이가 인과적으로 온도와 공변하기 때문이다.

 

- 이러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정보 이론은 문제점이 있다. 오류 혹은 오표상(misrepresentaion)의 문제이다. 우리는 때때로 어두운 밤에 황소를 보고는 실수로 그것이 말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세계에 대해 오표상을 한다. 이 경우에 어두운 밤의 황소는 HORSE의 토큰을 야기한다. 정보 이론은 이러한 종류의 실수 혹은 오표상의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horse 뿐만 아니라 어두운 밤의 황소도 HORSE의 예화를 야기하므로 마치 horse가 아니라, ‘horse 혹은 cow-on-a-dark-night’를 의미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HORSE가 선언적(disjunctive) 내용을 갖는다는 것을 함축한다. 따라서 이러한 선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요구된다.

 

- 설상가상으로 포더는 ‘A Theory of Content Ⅱ'(1990c)에서 이와 유사한 종류의 문제를 제기한다. 예를 들면, 건초(hay)에 관한 생각은 때때로 horse에 대한 생각을 야기한다. 따라서 HORSE의 예화를 야기한다. 이 경우는 오류 혹은 오표상의 사례가 아니다. 결국 horse를 cow-on-a-dark-nigh 뿐만 아니라 thought-about-hay를 포함하는 선언적 내용에 귀속시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 심적 의미의 핵심에 마음과 세계 사이의 인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을 한다면, 왜 어두운 밤의 황소와 HORSE 사이의 인과적 연결이 아닌, horse와 HORSE 사이의 인과적 연결이 HORSE의 의미를 결정해주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선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몇 가지 시도 및 포더의 평가>

 

- 해결책 1. 내용을-결정하는 인과 연결은 기호가 학습되는 동안에만 주장될 수 있다.(드레츠키의 견해)

드레츠키에 따르면, 어떤 기호의 내용은 그것이 학습되는 기간 동안에 그 기호의 토큰과 공변하는 속성에 의존한다. 오표상은 학습 기간 이후에(즉 기호의 내용이 고정되고 난 후) 학습 기간에 기호와 공변하였던 속성을 갖지 않는 어떤 것에 의해 야기된다.

 

=> 포더의 반론

포더는 ‘Semantics Wisconsin Style'(1984a)와 Pcychosemantics(1987)의 4장에서 다음과 같은 이유로 드레츠키의 견해에 대해 반대한다.

1) 학습 기간이 끝난 후, 비-임의적인 방식으로 오표상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에는 원칙이 없다.(즉 언제 학습 기간이 끝나는가? 와 관련된 시점의 문제)

2) 그 이론은 오직 학습된 기호에만 적용될 수 있으면, 따라서 본유적 언어인 LOT 기호에는 적용될 수 없다.

3) 학습된 기호의 경우에도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학습 기간 중에 그것들이 표현하는 속성과 언어는 공변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 단어 ‘horse'의 경우를 보면, 이 단어에 대한 발화는 기껏해야 내가 이 단어를 배웠던 기간 동안에만 horse에 의해 야기될 뿐이다. 그러나 내가 어두운 밤에 황소 앞에 서 있을 때 나는 'horse' 발화를 통해 반응을 할 수 있다. 이 반사실적-조건이 참이라는 것은 ’horse'가 학습 기간 동안의 horse와 공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함축한다.

 

- 해결책2. 이상적 조건(optimal condition)에 호소함

황소가 때때로 나에게 HORSE의 발화를 야기하는 것은 참이지만, 보통의 경우에 이러한 상황이 일어난 조건은, 내 앞의 대상의 본성을 파악하는데 있어서 이상적인 조건은 아니다. 내가 이상적인 조건하에 있다면(예: 어둡지 않은 환경) 나는 황소를 말로 잘못 식별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적 혹은 최상의 조건하에서 성립하는 인과 연결이 의미를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엽스럽다. 오표상의 경우는 그것의 조건이 이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 포더의 반론

포더는 이러한 시도는 일반적인 믿음 혹은 사고에만 적용되고, LOT 기호에는 적용되지 않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믿음-고정에서 믿음이 하는 역할과 연관이 있다. 심적인 세계 밖에서 예화되는 속성과 그것을 표현하는 LOT 기호 사이의 인과 관계는 믿음에 의해서 매개된다. 예를 들어 horse의 생김새, 소리 등에 관한 믿음은 나에게 horse-horse 연결을 매개한다. 그런데 horse와 관련하여 이상적 조건에서 기술된 horse는 나에게 HORSE의 예화를 야기한다는 것을 보장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가 이러한 과정을 방해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나는 horse가 황소의 토큰을 야기하는 horse의 흉내를 내고 있는(예를 들면, 변장) 황소를 보고 있는 환경에 있다고 믿을 수 있다.(1987 ch. 4)

 

- 해결책3. 목적론적 고려

이러한 견해의 기본적인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기호는 그 기호를 산출하는 기제(mechanism)이 자신의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는 환경 속에서 그것과 공변하는 속성을 표현한다.

2) 이 때 ‘고유 기능’(proper function)은 진화론적 방식으로 이해된다.

3) 따라서 어떤 속성 P에 반응하여 기호 S의 토큰을 산출하는 것이 기제 M의 고유 기능이다. iff M은 P의 토큰에 대응하여 S를 야기함에 의해서 선택된다.

 

=> 포더의 반론

이러한 목적론적 견해에 대해 포더는 그것이 불확정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따라서 선언 문제를 푸는데 실패한다고 주장한다.

* 개구리와 파리의 사례
개구리와 파리의 예를 살펴보자. 개구리는 기제 M을 머리 속에 가지고 있다. 이것은 특정한 망막의 자극에 반응하여 혀를 내미는 것을 야기하는 상태 S를 만든다. 파리가 개구리의 시각 체계에 들어오면 인과적 사슬이 촉발되어 혀를 낼름거리면서 파리를 삼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결과에 따라 M은 선택된다. 그런데 M의 기능은 무엇인가? 하나의 가능한 대답은 그것의 기능은 파리를 찾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만약 M이 파리를 탐지하는 것이라면, 목적론적 이로에 따라 S는 파리를 내용으로 갖는다. 다른 가능한 대답은 개구리의 진화적 환경 내에서 모든 주변의 검은 물체(줄여서 LABT)가 파리 밖에 없는 환경을 생각해보자. 이 때 모든 LABT는 파리이며, M은 LABT를 탐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M은 LABT에 반응하여 S의 토큰을 만들어내도록 선택되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이 M의 기능이라면, 목적론적 설명에 따라 S는 파리가 아닌 LABT를 내용으로 갖는다.

 

포더는 이 예에서 목적론적 이론을 옹호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위의 사례는 반사실-조건문에 적용될 수 없다. 왜냐하면 이 이론의 기본 생각은 그것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제의 실제 역사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목적론적 이론은 S가 확정적인 내용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함축하게 된다. 즉 S가 파리를 내용으로 가지는지 혹은 LABT를 내용으로 가지는지를 결정해 줄 수 있는 사실은 없다. (Fodor 1990b)

 

-해결책 4. 포더의 전술(비대칭적 의존)

포더는 황소를 horse로 잘못 식별하여 ‘horse'로 발화하는 자연 언어적 사례를 고려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황소를 horse로 잘못 식별하는 것에서, 만약 ‘horse'의 예화와 horse 사이에 독립적인 의미론적 관계가 없었다면 나는 ’horse'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horse'라는 말이 horse임의 속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면 황소를 horse라고 부르는 단어는 나의 발화를 야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반면에, 'horse'가 horse를 의미하기 때문에 내가 horse를 ‘horse'라고 말하도록 야기한 사실은 의미론에 의존하지 않는다 - 또한 실제로, 어떠한 ’horse' 발화와 황소 사이의 연결에도 의존하지 않는다.(1987: 107-8)

 

- 포더는 단순히 설명적인 목적 때문에 자연 언어의 사례를 기술한다; HORSE는 영어 단어 ‘horse'의 발화에 기초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LOT 기호에도 적용될 수 있다. 위의 경우를 통해 포더는 기호와 그것이 표현하는 속성 간의 인과적 연결과 기호와 그것이 표현하지 않는 속성 사이의 중요한 차이점을 도출해낸다. 예를 들어 horse는 어두운 밤의 황소가 그러는 것처럼, HORSE의 토큰을 야기한다. 어두운 밤의 황소는 만일 horse가 HORSE의 토큰을 야기하지 못했다면, HORSE를 야기하지 않는다. 이 때,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다른 한편, horse와 HORSE의 토큰 사이의 인과적 연결을 깨트리는 것은 어두운 밤의 황소와 HORSE 사이의 인과를 깨트릴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연결을 깨트리는 것은 전자의 연결을 깨트리지 못한다.

=> 어두운 밤의 황소와 HORSE의 토큰 사이의 연결은 비대칭적으로 horse와 HORSE의 토큰 사이의 연결에 의존한다.


이를 통해 포더는 다음과 같이 충분 조건을 제시한다.

 
단순한, 비-논리적 기호 S가 속성 P를 표현한다. 만약:

(i) Ps가 S의 토큰을 야기한다는 것은 법칙이다; 그리고

(ii) 어떠한 속성 P와 동치가 아닌 P*에 있어서, 만약 P*s가 S의 토큰을 야기하는 것이 법칙이라면, 그 법칙은 비대칭적으로 Ps가 S의 토큰을 야기한다는 법칙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한다.

 

- 한 법칙이 다른 법칙에 비대칭적으로 의존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반사실적인 참을 표명하게된다. 루이스(Lewis)와 스탈네이커(Stalnaker)에 따르면, 법칙 Y가 비대칭적으로 법칙 X에 의존한다고 말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i) 가장 가까운 가능 세계에서 법칙 X가 주장되지 않으면, 법칙 Y도 주장되지 못한다.

(ii) 가장 가까운 가능 세계에서 법칙 Y가 주장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법칙 X는 주장되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