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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1- 본문

Philosophy of Mind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1-

다재소능 2010. 3. 22. 05:16


이 글은 M. J. Cain의 『Fodor: Language, Mind and Philosophy』, 2002, Polity Press : Blackwell의 chpater 6을 요약한 글임을 밝힌다.

들어가며(Introduction)

☆ 최근 심리철학의 주요 논쟁거리

- (통속 또는 과학적)심리학이 어떻게 지향적 상태를 개별화하는가

=> 심리학이 우리의 내재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는 속성에 의해 심성 상태를 개별화할 수 있는가의 문제

1) 개별자론(individualism) - 이것이 가능하다고 주장 (->따라서 좁은 내용을 가짐)

2) 외재론(externalism) - 주체의 외부에 있는 세계의 본성과 주체와 세계와의 관계가, 주체가 예화하는 심리학적 속성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비-인과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주장 (->따라서 넓은 내용을 가짐)


☆ 포더의 견해

1) 그는 통속 심리학외재론적이라는 것은 항상 받아들여 왔다.

2) 그러나 오랜 기간 동안 과학적 심리학개별자론적이며, 반드시 좁은 내용의 개념을 가진다고 주장하였다.

* 좁은 내용(narrow content) - 우리의 내재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는 내용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내용

3) 최근에 와서 2)의 주장을 포기하였다.

=> 이번 장에서 케인은 개별자론과 좁은 내용의 본성에 대한 포더의 주장을 평가할 것이며, 포더의 주장의 변화의 이유를 살펴볼 것이라고 말한다.



쟁점의 본성(The Nature of the Issue)

☆ 500원짜리 동전의 사례

- 내 주머니 속에 있는 500원짜리 동전은 세계와의 인과적 상호작용의 과정 속에 있는 대상이다. 이 대상은 다음의 3가지의 속성을 지닌다.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 ex) 분자 구조

- 이러한 속성을 가지는 것은 외부 세계의 본성, 동전이 세계와 맺고 있는 관계와는 전적으로 독립적이다.

관계적인 물리적 속성 ex) 광화문 광장으로부터 10km 떨어짐, 내 책상 위의 탁상시계보다 가벼움 등등

- 이러한 속성은 관계적인 속성으로, 동전은 외부 세계와의 관계에 의해 이러한 속성을 지닌다.

‘500원짜리 동전임’의 속성

-> 이것은 동전의 물리적인(즉 물리학에 의해 알 수 있는) 속성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속성은 경제 활동과 일상적인 상업 거래 등에서는 중요한 속성이다.



수반(supervenience)의 문제와 개별자론

- ‘500원짜리 동전임’의 속성은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는가? 만약 이러한 수반 관계가 성립한다면, 동전의 물리적인 복제물 역시 500원짜리 동전일 것이다. 그런데 동전의 복제물은 그 자체로 500원짜리 동전이 아닐 수 있다.

예) 고립된 아마존 부족이 있다고 상상해보면, 동전과 물리적으로 동일한 대상을 이들이 장식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을 경우에, 그 대상은 재화와 용역의 교환 용도로도, 또는 그렇게 사용하려는 의도 때문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경제적인 속성은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지 않는다.


- 위의 500원짜리 동전의 사례를 심리학에 적용시켜 보면, 우리의 지향적 상태를 우리의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하는 관계에 의해 개별화하는 것은 실패한다는 것으로 보여질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마음과 외부 세계의 관계는 단순한 인과적 관계 이상의 것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서 개별자론자들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버지(Tyler Burge)는 다음과 같이 개별자론의 특징에 대해서 설명한다.

개별자론은 ‘모든 사람 혹은 동물의 심성 상태(사건)의 심적인 본성에서 개별자와 개별자의 물리적 혹은 사회적 환경 사이에는 어떠한 필연적 혹은 개별화의 관계도 없다’고 주장하는 이론이다. (1986: 3-4)


- 엄밀히 말해서, 개별자론자는 한 주체의 심리학적 속성이 그의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에 수반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데카르트처럼 실체이원론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외부 세계와는 독립적인 비-물리적인 것으로 인정하면 된다. 그러나 현재의 철학자들 중에서 실체 이원론을 받아들이는 철학자는 거의 없다. 따라서 사실상 수반 주장은 현재의 개별자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자론과 통속 심리학(Individualism and Folk Psychology)


- 개별자론은 물리적 복제물인 개별자들이 각각 다른 환경에 있더라도 심리학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을 함축한다. 그 결과, 인기 있는 외재론자들의 전략은 트윈 시나리오를 만들어서 이에 대응하는 것이다.



퍼트남(Putnam)쌍둥이 지구(1975)

첫 번째 시나리오는 퍼트남이 ‘의미는 두뇌 속에 있지 않다’라는 것을 확립시키기 위해 도입한 시나리오로부터 등장한다. 지구로부터 떨어진 은하에 지구와 매우 유사한 쌍둥이 지구라는 행성이 있다. 쌍둥이 지구에는 영어와 매우 똑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언어 공동체가 있다. 그 공동체의 구성원 중의 하나인 오스카2는 지구에 사는 오스카의 물리적 복제물이다. 양쪽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동일하게 ‘물’이라는 단어를 국지적으로 비가 올 때 떨어지며, 그들의 강과 호수를 채우고 있으며, 갈증이 날 때 마시는 등등의 무색, 무취의 액체에 적용한다. 그리고 그 단어를 국지적인 ‘물’과 같은 물리적 미시구조를 가진 물질에 적용한다.

지구와 쌍둥이 지구의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쌍둥이 지구의 사람들이 ‘물’이라고 부르는 물질은 지구인들이 ‘물’이라고 부르는 물질과 다른 물리적 미시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쌍둥이 지구의 물은 H
2O가 아니라 XYZ이다. 이러한 차이점에 의해 영어 단어 ‘물’은 쌍둥이 지구의 단어 ‘물’과는 다른 외연을 가진다. H2O, 그리고 오직 H2O만이 전자의 외연에 포함되며, 이와 반대로 XYZ, 그리고 오직 XYZ만이 후자의 외연에 포함된다. 유사하게 ‘물’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영어 문장은 쌍둥이 지구의 문장과는 다른 진리 조건을 가진다. 예를 들어 영어 문장인 ‘물은 축축하다’는 H2O가 축축한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반면에 이에 대응되는 쌍둥이 지구의 영어 문장는 XYZ가 축축한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이러한 외연과 진리 조건의 차이에 기인하여, ‘물’이라는 단어는 지구와 쌍둥이 지구에서 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이에 따라 쌍둥이 지구의 완벽한 성인들은 단어 ‘물’이 의미하는 물체는 그것들의 물리적 동일성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물’과는 다른 것을 의미한다.

=> 퍼트남의 결론 : 한 개인의 말 속에 있는 자연 종의 언어의 의미는 부분적으로 그가 거주하고 있는 외부 세계의 본성에 의해 결정된다.

- 퍼트남의 관심은 주로 언어적 의미 대한 것이었지만, 그의 논증은 쉽게 통속 심리학에서 자연 종의 개념을 포함하는 사고가 비-개별자론적으로 개별화된다는 주장으로 확장된다. 따라서 통속 심리학의 관점으로부터의 결론은 쌍둥이가 다른 지향적 상태를 가진다는 것이 된다.


버지트윈 시나리오(1979)

- 버지의 트윈 시나리오는 퍼트남의 시나리오와는 달리 현실적이다(쌍둥이 지구와 같은 것을 가정할 필요가 없다) 버지는 부분적으로만 이해만을 하고 있는 어떤 개념이 포함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한 개인을 가정한다. 그리고 반사실 조건문적으로 그와 같은 실제 세계에 있지만, 다른 사회적 환경에 사는 물리적 복제물을 가정한다. 버지는 한 개인이 완벽히 이해하고 있지 않는 개념을 포함하는 실제의 사고가 반사실 조건문적 사고와 다른 내용을 가진다고 주장한다.


- 버지의 관절염에 관한 믿음의 경우와 관련된 사례

[1] 한 개인이 관절염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불투명 문맥(in oblique)에서 “관절염”을 포함하는 내용 절이 귀속되는’ 믿음이다.(1979: 77)

1) 참인 믿음 - 대부분의 이런 믿음들은 참이다. 예) 그가 수년간 관절염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 관절이 굳어지는 관절염의 증상 및 특별한 종류의 통증을 경험하고 있음 등등

2) 거짓인 믿음 - 그런데 그는 허벅지에 관절염이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그는 관절염의 정의가 관절에 생기는 염증이라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이다.


[2] 버지는 실제의 그 개인과 물리적으로 동일한 반사실 조건문적 상황에 놓여 있는 개인을 가정한다. 이 반사실 조건문적 상황의 언어 사용에서는 ‘관절염’이라는 단어는 관절과 관절의 바깥에 류머티스성-관절염이라는 조건으로 정의되고 적용된다. 반사실 조건문적 상황에서 ‘관절염’이라는 단어는 (실제 세계에서의)
관절염을 의미하지 않는다. 버지는 이러한 개인의 환경에서의 언어 사용에 관한 사실에 근거해서, 반사실 조건문적 상황에서의 개인은 ‘불투명 문맥에서 “관절염”을 포함하는 내용절이 일반적으로 귀속되는 태도 - 모든 혹은 일부의 태도 - 를 결여하고 있다’(1979: 78) 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결과는 그 환자의 심성 내용이 그의 전체적인 물리적 그리고 비-지향적인 심적 역사가, 사회적인 맥락과는 분리하여 고려해 볼 때, 여전히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 그 차이는 고립된 물리적인 유기체,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의식의 장소로서 고려한, 환자의 ‘바깥에’에서 온 차이로 보인다. 그의 심성 내용에서의 차이는 그의 사회적 환경에서의 차이로 귀속시킬 수 있다 .... 그러한 차이는 보통은 심성 상태와 사건에서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여겨진다.(1979:79)

=> 요약하면 물리적으로 동일한 경우에도 통속 심리학의 관점에서 심성은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통속 심리학은 심성 상태를 비-개별자론적으로 개별화한다.



☆ 통속 심리학과 과학적 심리학의 차이

- 퍼트남과 버지의 주장은 통속 심리학이 비-개별자론적이라는 주장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로 간주된다. 그러나 이로부터 과학적 심리학이 비-개별자론적이라는 것은 도출되지 않는다. 이것들은 이론적 가정 혹은 설명적 목적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 실제로, 포더 역시 퍼트남과 버지의 주장을 결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과학적 심리학은 개별자론적이며, 좁은 내용에 호소해서 개별화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