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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3- 본문

Philosophy of Mind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3-

다재소능 2010. 3. 26. 06:10



- 포더는 퍼트남의 쌍둥이의 지향적 상태에 대한 반론으로 두 가지 형태의 인과력으로부터의 논변을 제시한다.

 

[1] Psychosemantics(1987)에 나타난 포더의 주장

- 포더는 어떠한 과학 체계에서도 나타나지 않는 두 속성을 도입한다.

1) H-입자(H-particle) - 물리적 입자는 시각 t에 H-입자이다. iff 포더의 동전이 시각 t에 앞면일 경우

2) T-입자(T-particle) - 물리적 입자는 시각 t에 T-입자이다. iff 포더의 동전이 시각 t에 뒷면일 경우

- 만약 포더가 그의 동전은 앞면에서 뒷면으로 튀긴다고 하면, 우주상의 모든 입자는 ‘H-입자임’에서 ‘T-입자임’으로 바뀔 것이다. 그렇다면 H-입자와 T-입자의 인과력은 다른가? 두 유형의 입자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왜냐하면 H-입자는 H-입자와는 상호작용을 하지만 T-입자인 어떤 것과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더는 이러한 차이에서 인과력의 차이가 생기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만일 입자의 인과력이 포더의 동전의 방향(orientation)에 의존한다면, 그러한 의존성을 매개하는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근본적인 법칙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법칙은 없다. 포더의 동전의 방향은 우주상에 존재하는 모든 입자에 영향을 끼칠 수 없다.

=> 따라서 ‘H-입자임’의 속성 혹은 ‘T-입자임’의 속성이 인과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것은 ‘미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불가능한 법칙’을 가정하는 것이다.

 

- 퍼트남의 쌍둥이의 사례에서, 쌍둥이의 지향적 상태가 가진 인과력이 다르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미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불가능한 인과 법칙’을 가정해야 한다. 만약 쌍둥이의 지향적 상태가 인과력에 있어서 차이가 난다면, 그러한 상태의 인과력은 각각의 쌍둥이가 거주하고 있는 환경의 특성에 의존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러한 의존 관계가 성립하려면, 한 개인의 환경이 그의 신경생리학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고, 그의 지향적 상태의 인과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가능한 어떤 매개적인 메커니즘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메커니즘은 없다; 당신은 한 개인의 신경생리학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그의 심성 상태의 인과력에 영향을 줄 수 없다. 물론, 이것은 개념적 주장 혹은 형이상학적 주장이 아니다. 이것은 어떻게 신이 세계를 창조했는가와 같은 우연적인 사실의 문제이다. 신은 유기체의 신경 체계에 환경적 변수가 영향을 끼치는 메커니즘에 따라 세계를 창조했다. 이는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신경생리학자들이 나에게 그렇다고 말한다. (1987: 40)

 

☆ 케인의 평가

- 케인은 이러한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 퍼트남의 쌍둥이의 심성 상태가 지닌 인과력이 다르다는 것은 포더가 말하는 ‘미친 그리고 불가능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법칙이 있다는 것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정한 인과력을 가지기 위해서 어떤 대상은 그 힘의 작용으로 간주되는 어떤 유형의 사건들을 만들 능력을 가져야만 한다. 그리고 이는 그 대상이 그러한 사건을 야기하는 실제 세계와 가장 가까운 가능세계가 있어야 함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진통제가 된다는 것은 그 알약이 실제로 누군가의 통증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통 상태에 있는 개인이 그것을 복용하는 가장 가까운 가능세계에서 그것은 반드시 고통을 완화시켜야만 한다. 외재론자들에게는 특정한 관계적 속성을 가진 하나의 사건이 야기하는 것을 포함하는 인과력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힘을 가진다는 것은 한 대상의 환경이 반드시 다루기 쉬워야(amenable)함을 의미한다. 물 행동에서의 힘을 고려해 보자. 물이 없는 세계에 속하는 개인은 물 행동을 실행할 수 없다. 즉, 이러한 힘의 실행을 구성하는 행동의 유형을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행동이 물 행동임과 관계적 속성을 가진다고 할 수 있는 어떠한 가능 세계도 없기 때문이다.

 

- 만약 그러한 외재론의 인과력이 진정한 인과력이라면, 한 대상의 환경이 그것의 인과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두 가지의 방식이 있다.

1) 인과적인 방식

- 예를 들어 철 막대는 그것의 자기력에 대한 근접성(친숙성)에 의해서 자기력을 자기게 된다. 이것은 철 막대의 환경과 그것이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가 그것의 자기력을 띠게 되는 것의 원인이 되는 경우이다.

2) 구성적인(constitutive) 방식

- 외재론적 인과력의 본성이라 함은 인과적 힘을 갖기 위해서 누군가가 적절한 환경에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만약 한 대상이 그러한 환경에 있지 않다면, 그것의 실제적 결과 혹은 가까운 가능 세계에서 그것이 만드는 결과가 힘의 실행으로써 여겨지는데 필요한 관계적 속성을 가진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는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이 동일한 두 대상이 어떻게 그들 각각의 환경 혹은 환경과의 관계의 차이에 의해서 다른 인과력을 가질 수 있는 지를 완벽하게 설명한다.


- 위의 설명은 오스카와 오스카2의 인과력이 인과적 관계가 아닌, 구성적인 면에서 다른 지향적 상태를 지닌다고 주장하는, 외재론자들의 지향적 상태와 인과력의 의존성 관계를 보여준다. 비-인과적임은 이러한 의존성 관계의 존재가 포더가 기술하는 ‘미친 그리고 불가능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법칙에 의해서 매개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외재론자들의 인과력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는 다음과 같다.

1) 그것은 진짜 인과력이 아니다

2) 혹은 그것은 진정한(bona fide) 과학에 의해 인식될 수 없다.

그러나 포더는 이러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물론, 과학이 관심을 두는 영역에 있는 많은 인과력은 국지적으로(locally) 수반한다. - ex) 자기력, 용해성 - 그러나 이러한 사실로부터 일반적인 것들은 도출될 수 없다. 포더가 지적했듯이, 과학은 비-동등한 분류-체계적 도식을 가지고 있으며, 종종 서로 다른 방식으로 현상을 다룬다. 개별화의 문제에서 인과력은 다른 종류의 과학에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특히 지향적 현상에 관한 상위-단계의 과학이 외재론자들의 인과력을 적절하다고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할 이유가 없다.

 

- 데이비스는 한 개인의 환경의 변화가 그의 심성 상태의 인과력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외재론자의 입장을 결정적인 것으로 인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실제로, 퍼트남의 쌍둥이에 대한 표준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다. 

1) 만약 오스카가 쌍둥이 지구로 가더라도, 그의 물 사고와 행동의 내용은 여전히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의 견해 역시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2) 만약 오스카가 고려할만한 오랜 기간 동안 쌍둥이 지구에 남아 있다면, 그의 물 사고는 결국에는 툴 사고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일어난 후에도 그의 예전 자아의 물리적 복제물의 사고는 여전히 물 사고일 것이다.

 

- 따라서 외재론자들의 입장은 ‘미친 인과적 메커니즘 혹은 불가능한 법칙’을 표명하지 않는다. 케인은 포더의 직관에 따라, 인과가 국지적(locally)이라는 것은 받아들인다. 물리적으로 구성된 사건이 그로부터 일정 거리 떨어져 있는 물리적으로 구성된 사건을 야기하기 위해서는, 물리적으로 구성된 사건들 각각은 그것들과 인접하여 그것을 매개하는 원인과 결과를 유발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직관은 확실히 그럴듯하고, 널리 받아들여진다.

=> 그러나 한 개인의 환경의 변화가 그의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그의 심성 상태에서 인과력의 변화를 야기한다고 가정해보자. 이러한 인과적 과정의 결과는 그 개인의 물리적인 움직임 혹은 그의 신체 내의 물리적인 변화에 의해서 구성되지 않는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만약 특정한 인과력이 관계적으로 개별화하는 유형의 사건을 만들어내는 능력과 관련이 있다면, 그 대상의 인과적 능력의 변화는 본래적인 물리적 속성의 변화 없이 관계적인 속성의 변화를 통해서 완벽하게 설명이 된다.

 

☆ 신경생리학과 심리학

- 외재론자들은 환경적인 사건이 그의 신경 체계에서의 사건을 야기하지 않고서도 환경적 사건이 개인으로 하여금 신체적인 움직과 관련된 행동을 야기한다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신경생리학에서 우리의 내적 상태의 인과력이 국지적으로 수반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외재론은 양립가능하다. 신경생리학은 우리의 내적 상태를 심리학적 상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생리학적 상태로 간주하기 때문이다.(비록 전자가 종종 후자를 구성한다고 하더라도) 만약 그렇지 않다면, 생리학과 심리학을 과학의 영역에서 구별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생리학은 우리의 내적 상태와 행동의 지향적 속성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예)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올리는 것과 스트레칭을 하기 위해 손을 올리는 것에서 차이가 있다고 여기지 않음. 또한 오스카의 물 사고와 그의 툴 사고에서 인과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음.

그러나 우리의 내적 상태의 인과력을 심리학적 상태로 여기면, 생리학적 접근법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 H-입자와 T-입자의 인과력이 다르다는 것에 대한 외재론자들의 대응

1) H-입자가 T-입자와 다른 인과력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

- 이러한 인정을 하기 위해서 ‘H-입자임’의 속성과 ‘T-입자임’의 속성이 특정한 과학의 분류체계에 속해 있다고 함축할 필요는 없다.

=>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 만약 그 속성들이 어떠한 과학과도 관련이 없다고 한다면, H-입자로써 H-입자의 행동을 통제하는 어떠한 법칙들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즉 그러한 속성들은 어떠한 인과적 법칙에도 나타나지 못한다. 그러나 만약 그것들이 어떠한 인과적 법칙 내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것들을 갖는 대상의 인과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인가?

 

2) H-입자와 T-입자의 인과력에 차이가 없음 혹은 그 속성은 인과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

- 이러한 대응에서는 ‘H-입자임’의 속성과 ‘T-입자임’의 속성 사이에서 차이를 찾는 것이 요구된다. 한편으로는 물 사고임의 속성과 툴 사고임의 속성의 차이를 설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왜 전자가 아닌 후자가 인과력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낙관론적인 근거는 있다. 이는 포더의 두 번째 주장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