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없는 변소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2- 본문

Philosophy of Mind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2-

다재소능 2010. 3. 24. 07:08


인과력으로부터의 논변(The Argument from Causal Power)


- 개별자론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주장은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1) 현재의 과학적 심리학실천설명적 목표, 이론적인 표명과 관된 주장

2) 형이상학적 혹은 선험적 본성에 대한 주장 - 이러한 주장은 일반적인 법칙과 과학적 설명, 인과의 본성과 관련이 있음

- 포더의 주장은 위의 두 가지 범주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개별자론에 대한 포더의 가장 두드러진 주장이 형이상학적 혹은 선험적인 범주에 속한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주장은 Psychosemantics(1987)에 먼저 나타났으며, ‘A Modal Argument for Narrow Content'(1991a)에서 추가되었다. 이는 인과력(인과적 힘)으로부터의 논변(the argument from causal power)이라고 부를 수 있다.




☆ 과학의 목표(인과적 설명)

1) 과학의 우선적인 목표는 인과적 설명을 구성하는 것이다. 인과적 설명을 구성하는 것은 사건들을 인과적 법칙 아래에 포섭하는 것이다.

ex) e1이 발생한 이후 e2가 발생했다면, 왜 사건 e2가 일어났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e1이 무엇인지 밝히고, 유형 E1(e1이 속해 있는 유형)의 사건이 유형 E2(e2가 속해 있는 유형)의 사건을 야기하는 일반적 법칙이 있다는 것을 규정하는 것이다.

2) 그러한 인과 법칙은 ‘그들이 적용되는 사물의 인과적 속성에 의해서 그들이 적용하는 사물들을 포섭한다.’(1987: 34) 포더는 이러한 사실이 과학이 그들의 탐구의 영역 안에 있는 현상들을 개별화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은 인과력에 따라 현상을 개별화해야 한다. 따라서 한 과학이 서로 구별되는 현상의 토큰을 동일한 유형에 할당하는 것은 iff 그것들의 인과력이 상대적으로 유사한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이다. 또한 어떤 속성은 그 속성을 가지고 있는 대상의 인과력에 영향을 끼칠 경우에만 과학의 체계에 포함된다.

3) 따라서 과학적 심리학인과력에 따라 개별화되어야 한다. 이는 물리적 복제물의 지향적 상태가 그들의 인과력에서 동등할 것이기 때문에, 과학적 심리학은 지향적 상태를 개별자론적으로 개별화해야 함을 함축한다.


-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과학이 항상 인과력에 따라 개별화 되는가?

2) 물리적 쌍둥이의 지향적 상태가 그들의 인과력에서 항상 일치하는가?

포더는 2)와 같은 반론에 대한 반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에 앞서 1)에서 제기되는 과학이 인과력에 의해서 개별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검토해보자.




☆ 과학이 인과력에 따라 개별화되는가

- 이 주장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더의 주장은 직관적으로 그럴듯해 보이며, 왜 그가 이를 명백한 참으로 받아들이는지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는 어려움이 없다. 과학의 주요한 목표는 인과 법칙을 밝히는 것이며, 인과적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다. 추정적인 과학이 그것의 탐구의 영역에 포함되어 있는 현상들에 대해 인과적 설명을 만들어내는 것을 통해 개별화하는데 어떻게 실패할 수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왜냐하면 어떤 사물의 인과력을 단편적인(cross-cut) 방식으로 현상을 분류할 수 있는 힘으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주어진 유형은 인과적 법칙의 총체에 의해서 통제되는 행동을 가지는 원소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과 법칙은 표현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것에 의해 나타나는 속성을 인식할 수도 없고, 적절한 어휘로 표현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록 추정적인 과학이 참이면서 단일한 인과적 진술을 제시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진술은 그것의 결과에 대한 원인의 속성들을 상세히 분류하는데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다.

ex) ‘케인의 주방에서 오후 3시에 일어난 사건이 물이 끓는 것을 야기했다’라는 진술이 참이라고 가정해보자. 이 진술은 물의 끓음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그것은 왜 그 사건이 인과 관계인지를 미스테리로 남겨둔다. 보다 나은 설명은 끓고 있는 100℃의 물의 표본을 통해 원인을 기술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100℃에서 끓고 있는 물의 표본이 끓음을 야기했다는 것이 법칙으로 주어지면, 이는 그 원인이 끓음을 야기한 그러한 사건이 있다는 것을 통해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데이비슨의 견해)

=> 요약하면, 추정적인 과학(인과력에 의해 구분되지 않는 과학)은 인과적 설명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위험이 있다.


- 과학이 일반적으로 인과력에 따라 개별화된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우리의 지향적 상태의 인과력이 국지적으로(locally) 수반하며, 따라서 쌍둥이의 지향적 상태가 그들의 특수한 환경이 얼마나 다른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인과력을 가진다고 결론내리기 위해서 포더는 어떤 근거를 제시해하고 있는가? 포더는 물리적 복제물이 항상 그들의 인과력에서 일치한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 예를 들어 포더는 어떤 행성임의 속성이 그것이 예화하는 것의 인과력에 영향을 준다고 지적한다.

‘어떤 것이 행성임의 여부가 당신의 궤도(trajectory)에 영향을 준다면, 당신의 궤도가 당신과 부딪칠 수 있는 것들을 결정할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행성임의 여부가 당신의 인과력에 영향을 미친다’(1987: 43)


어떤 것이 행성이기 위해서 그 물체는 항성의 궤도를 돌아야 한다. 그 결과, 하나의 행성은 행성이 아닌 물리적 복제물을 가질 수 있다(그 복제물을 고정된 덩어리라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행성과 그것의 비-행성적인 쌍둥이에서 행성에는 차이가 있다. 행성은 근접적인 힘(예를 들면, 중력)을 가지지만 비-행성은 그러지 못한다. 그것들이 가지는 인과력의 차이는 납득 가능하다. 여기서 퍼트남의 쌍둥이 사례에서의 쌍둥이들 각각의 환경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과 행성들 바깥의 표면이 물리적으로 다른 충돌을 한다는 것은 동일하지 않다. 이 점은 쌍둥이가 그들의 인과력에서 다른 심적 상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 부인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시한다.




☆ 쌍둥이 지구 사례에 대한 포더의 반박

- 포더는 퍼트남의 쌍둥이 사례와 같은 추정적인 반례에 대한 응답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어떤 것은 특정한 힘의 실행이 없이 특정한 인과력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스피린을 복용하지 않았기에 결코 고통을 완화할 수 없더라도, 아스피린은 고통을 완화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

=> 따라서 어떤 것이 특정한 인과력을 가지는지의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실제로 야기된 결과만이 아닌, 특정한 반사실 조건문적 환경 속에서 야기되어질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해야한다. 이에 대해 포더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과력의 동일성은 맥락 내부에서가 아닌 내용을 넘나들며 평가되어야 한다.’(1987: 35)


- 오스카와 오스카2의 심성 상태가 동일한 인과력을 가지는지의 여부를 결정할 때에는 실제적으로 야기된 결과가 아닌, 그들이 특정한 반사실 조건문적 환경 속에 있을 때 야기되어질 수 있는 결과를 고려해야만 한다. : 만약 오스카2가 지구에 있다면(즉 오스카의 맥락에 있다면) 그의 욕구는 H
2O에 대한 욕구가 될 것이고, 오스카가 쌍둥이 지구에 있다면(즉, 오스카2의 맥락에 있다면) 그의 욕구는 XYZ에 대한 욕구가 될 것이다.


- 위의 대답은 결정적이다. 그러나 퍼트남의 쌍둥이 사례는 포더에게 보다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 지향적 상태는 지향적 상태와 행동을 야기하기 때문에 지향적 속성을 지닌다. 오스카의 물 사고에 대한 지향적이고 행동적인 결과는 오스카2의 툴(twater) 사고에 대한 결과와 다르다. 예를 들어 물에 대한 오스카의 욕구는 그로 하여금 물 한잔을 얻기 위한 의도를 가지게 만들었으며, 물-찾기 행동을 야기한다. 반면에 오스카2의 툴에 대한 욕구는 그로 하여금 툴 한잔을 얻기 위한 의도를 가지게 만들며, 툴-찾기 행동을 야기한다. 이는 오스카의 물 사고가 인과력에서 오스카2의 툴 사고와는 다르다는 것을 말한다. 왜냐하면 전자는 물 사고와 행동을 야기하는 힘을 가졌고, 후자의 힘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오스카2의 툴 사고는 오스카의 물 사고가 가지지 못한 힘을 가진다.


- 맥락적인(cross-context) 실험의 적용하는 것을 통해서도 이러한 결론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왜냐하면 만약 오스카가 쌍둥이 지구로 가더라도, 그의 물 사고는 여전히 물 사고로 남아 있을 것이고, 그의 행동은 여전히 물 행동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은 오스카2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과학적 심리학이 행동과 지향적 상태의 토큰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인과력에서의 이러한 차이는 과학적 심리학이 반드시 주목해야만 하는 것이며, 따라서 오스카의 물 사고를 오스카의 툴 사고와는 다른 심리학적 유형으로 할당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