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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5- 본문

Philosophy of Mind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5-

다재소능 2010. 4. 6. 03:27


좁은 내용(Narrow Content)


- 통속 심리학이 적어도 우리의 지향적 상태의 일부를 비-개별자론적으로 개별화한다고 가정하면, 과학적 심리학이 개별자론적이라고 주장하는 철학자들은 다음의 두 가지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1) 첫 번째 선택 : 지향적 속성들은 과학적 심리학의 설명에서 적절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주장함


- 스티치는 과학적 심리학은 구문론적이며, 지향적 상태는 의미론이 아닌 구문론에 의해 개별화된다고 주장한다.

=>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에서 적절하지 못하다.


1) 과학적 심리학의 목표는 우리의 지향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순전히 구문론적인 심리학이 이러한 지향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

2) 포더가 지적하였듯이, 구문론적 심리학이 포착할 수 없는 심리학적인 일반화가 존재한다. 동일한 내용을 가지는 사고가 각각의 사람에게서 구문론적으로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예) 갈증이 물을 찾는 행동을 야기한다고 가정해보자. 물임의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나는 LOT 기호 WATER를 사용하는데 반해 (물은 Fang이 좋아하는 음료라고 믿고 있는) 당신은 LOT 기호 FANG'S FAVOURITE DRINK를 사용할 것이다. 결국 나의 갈증이 나에게 물을 마시려는 의도를 야기할 때, 나의 두뇌 속에 있는 구문론적 과정은 당신과는 매우 다를 것이다. 이 두 가지 과정들의 공통점은 의미론적 단계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구문론적 심리학은 중요한 일반화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Fodor 1994a:50-1)


(2) 두 번째 선택 : 과학적 심리학은 좁은 내용에 관한 개념을 가져야 하며, 좁은 내용에 의해 지향적 상태를 개별화해야 한다고 주장

=> 그러나 정확하게 좁은 내용이 무엇인가라고 케인은 묻는다. 정의상 좁은 내용은 국지적(locally)으로 수반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그것은 물리적 복제물들(예: 퍼트남의 쌍둥이)에게 공유되며, 진리 조건과는 구별된다. 좁은 내용에 관한 견해를 주장하는 철학자들이 직면하는 문제는 좁은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실제적이고 정합적인 견해를 제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즉 물리적 복제물이 아닌 각각의 개인이 어떻게 좁은 내용의 사고를 공유할 수 있는지를 설명해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하나의 전략은 좁은 내용을 각 개인의 두뇌 속에서 일어나는 인과적 역할로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포더에게 있어서는 호소력을 가지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는 일반적으로 CRS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견해는 물리적 복제물이 아닌 각각의 개인이 어떻게 좁은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 좁은 내용의 본성에 대한 포더의 견해

- 포더는 좁은 내용의 본성에 대한 독창적인 견해를 발전시켜왔다. 그에 따르면 좁은 내용은 (수학적인 의미에서) 가능한 맥락을 논항으로 가지고 대응시키는 하나의 함수이며, (포더가 진리조건과 동일하게 보는) 넓은 내용진리가이다. 즉 좁은 내용은 맥락을 진리조건으로 매핑하는 하나의 함수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좁은 내용의 사고를 지닌다는 것은 적절한 맥락에서 진리조건으로 매핑을 하는 함수를 예화하는 사고와 관련되어 있다.


예) 오스카는 그가 ‘물은 축축하다’라고 표현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오스카는 지구적인 맥락에 있으며, 그의 믿음은 물(H
2O)가 축축할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다. 그러나 오스카가 쌍둥이 지구적 맥락에 있다면, 그의 믿음은 매우 다른 진리 조건을 가진다(XYZ가 축축할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또 다른 가능한 맥락이 있다면, 그의 믿음은 또 다른 진리조건을 가질 것이다. 그러므로 오스카의 믿음에서 좁은 내용을 설명하는 것은 다양한 가능한 맥락 속에서 그것이 지니는 다양한 진리조건을 설명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여기서 ‘물은 축축하다’라고 표현하는 오스카2의 믿음이 맥락에서 진리조건으로 표현되는 함수에서는 매우 동일하다는 것에 주목하자. 만약 그가 지구적 맥락에 있다면 그것은 H2O가 축축할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일 것이다. 유사하게 오스카의 믿음이 H2O가 축축할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그가 쌍둥이 지구적인 맥락에 있다면 XYZ가 축축할 경우에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참일 것이다.

=> 이러한 좁은 내용의 본성에 대한 견해는 물리적 복제물들이 동일한 좁은 내용의 사고를 지닌다는 것을 함축한다. 따라서 CRS와는 달리, 이러한 견해는 어떻게 쌍둥이가 아닌 각각의 개인이 좁은 내용의 사고를 공유할 수 있는지를 잘 설명한다. (Fodor 1987, ch. 2)



☆ 포더의 좁은 내용에 관한 견해의 몇 가지 특징

(1) 좁은 내용은 구문론과는 구별된다.

- 특정한 구문론적 유형의 LOT 기호는 한 개인의 두뇌 속에서 특정한 좁은 내용을 지니면서, 다른 개인의 두뇌 속에서는 다른 좁은 내용을 지닐 수 있다. 그리고 동일한 좁은 내용이 각각의 개인의 두뇌 속에 있는 구문론적으로 다른 LOT 기호에 의해 표현될 수도 있다.


(2) 좁은 내용은 프레게적인 의미와는 구별된다.

- 프레게에 따르면 의미는 특정한 기호의 지시체를 결정한다. 그러므로 동일한 의미는 동일한 지시체를 지닌다. 그런데 그러한 동일함은 좁은 내용에서는 참이 아니다.

예) 오스카의 WATER에 대한 토큰은 H2O를 지시하는 반면에, 오스카2의 동일한 기호에 대한 토큰은 XYZ를 지시한다. 그러나 좁은 내용은 지시체를 맥락-상대적으로 결정한다. 그러므로 좁은 내용의 동일성과 맥락의 동일성을 더하면 지시체의 동일성과 같아진다.


(3) 엄밀히 말해서, 포더는 좁은 내용이 표현 불가능하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 문장을 사용하여 좁은 내용의 사고를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문장은 특정한 맥락에 ‘고정된’ 것이기 때문에, 특정한 넓은 내용을 가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더는 이것이 한 개인의 사고에 대한 좁은 내용을 규정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심리학자가 자신의 맥락속에서 가지게 되는(혹은 그것의 좁은 내용을 결정하게 될) 넓은 내용을 지니는 문장을 언급하면서 좁은 내용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 오스카2가 ‘물은 축축하다’라는 문장으로 표현하는 믿음에 대한 좁은 내용을 나느 설명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의 사용의 맥락에서 그 문장은 오스카2가 나의 맥락에 있을 때 가지게 될 동일한 넓은 내용을 가지기 때문이다. 나는 이를 오스카2가 나의 맥락 속에서 물은 축축하다 라는 넓은 내용을 결정하는 좁은 내용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할 수 있다.


- 포더가 내용에 대한 자연화된 이론을 기획할 때, 그 이론의 목표는 우리의 사고에 대한 넓은 내용에 관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얼핏 보기에 마음-세계 간의 인과적 연결에 호소하는 이론은 ‘두뇌 속에’ 있는 어떠한 종류의 내용에 대한 견해로는 적절하지 않은 듯 보인다. 이러한 점은 포더가 제시하는 내용에 대한 이론은 우리의 사고에 대한 좁은 내용을 자연화하는 또 다른 이론을 추가해야 한다는 질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포더는 아니라고 대답한다. 왜냐하면 좁은 내용과 넓은 내용 간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다. 어떠한 사고의 좁은 내용은 그것이 예화되는 다양한 가능한 맥락 속에서 그것이 가지는 넓은 내용에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포더가 자연화된 넓은 이론을 가지면, 그는 결과적으로 자연화된 좁은 내용을 지닌다.

예) 나의 LOT 기호 WATER는 내가 지구적 맥락에 속해 있으면, 물을 정보적 내용으로 가지고, 내가 쌍둥이 지구적 맥락에 있으면, 툴을 정보적 내용으로 가진다는 사실에 의해 좁은 내용을 지니는 것이다.



☆ 좁은 내용의 본성에 대한 포더의 견해와 관련된 몇 가지 문제점들

(1) 포더는 어떻게 맥락이 개별화되는지 혹은 특정한 맥락에 속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설명한다.


(2) 주위 사람들의 사고에 대한 좁은 내용을 결정하고 설명하는 것과 관련된 실제적인 문제점이 있다. 특히 우리의 맥락에 있지 않는 우리의 물리적 쌍둥이가 아닌 사람들의 경우에서 더욱 그렇다.

- 덧셈과 곱셈 함수는 {2,2}를 모두 {4}로 매핑한다. 만약 각각의 좁은 내용이 동일한 방식으로 겹쳐진다면, 좁은 내용을 결정하는 것은 한 개인의 맥락에서 넓은 내용을 결정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포더의 좁은 내용에 대한 접근 방식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예) {2,2} 함수가 {4}의 값을 산출한다는 것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그것이 덧셈 함수인지 곱셈 함수인지에 대해 당신이 말하지 못한다면 이는 충분하지 못하다. 또한 기계가 {2,2}를 {4}로 계산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떤 하나의 특정한 함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다. 동일한 이유에서 오스카2가 나의 맥락에서 ‘물은 축축하다’라고 말하는 문장과 같은 넓은 내용을 가진다고 결정하는 것은 사고가 예화하는 함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좁은 심리학은 그것의 연구 영역에 속해 있는 개인의 사고에 대한 좁은 내용을 결정하고 규정하기 위해서 더욱 더 많은 것을 제시해야 한다.


- 좁은 심리학에서의 실제적인 어려움은 쌍둥이 시나리오에 집중하면 더욱 잘 나타난다. 만약 나의 물리적 쌍둥이가 있다면, 나는 그의 사고의 좁은 내용은 나의 사고와 동일할 것이라고 결론내릴 것이다. 따라서 아마도 나는 그의 사고를 나의 넓은 사고를 언급함에 의해 설명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나의 쌍둥이도 아니고 나의 맥락에도 속하지 않는 개인에 대해서 이러한 과정을 할 수 있는가?


(3) 포더의 견해는 이름과 관련된 사고에 관련해서는 너무 거친(coarse-grained) 이론이 된다. 나는 팡은 사납다고 믿는다. 나는 역시 비니는 사납다고 믿는다. 이러한 믿음들은 각각 다른 넓은 내용을 지닌다. 그러나 그것들은 동일한 함수를 예화하기 때문에 동일한 좁은 내용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팡은 ‘비니’라는 이름일 수 있다. 팡이 그 이름을 가지는 가능 세계 혹은 맥락이 있다. 유사하게 나의 물리적 쌍둥이가 나의 VINNIE 사고가 팡에 대한 것일 수 있는 가능 세계가 있다. 그것들은 그 개에 고정되어 있다. 즉 다시 말해 그것들이 비니에 고정되어 있는 맥락에서는 팡에 관한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그러한 동일함은 나의 FANG 사고에도 참이다. 비록 그것들이 팡에 관한 것이지만 그것들이 비니에 고정되어 있다면 그것들은 비니에 관한 것일 수 있다. 즉 포더의 견해에 따르면, 나의 팡은 사납다는 믿음과 나의 비니는 사납다는 믿음은 동일한 좁은 내용을 지닌다. 넓은 내용에서 이러한 믿음들이 다르다는 삿실은 그들이 다른 좁은 내용을 가진다는 것보다는 다른 맥락에 있기 때문이다.

=> 이는 포더의 좁은 내용에 관한 견해에서 문제점으로 나타난다. 과학적 심리학이 동일한 심리학적 유형에 대한 사고를 할당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매우 다른 인과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팡은 사납다는 나의 믿음은 내가 팡의 앞에 서 있을 때 도망 혹은 숨는 것을 야기하지만 비니는 사납다는 믿음의 결과는 그렇지 않다.


- 과학적 심리학의 목표우리의 인지 능력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러한 능력 중의 하나가 지인을 인식하는 능력일 것이다. 이 능력은 그것의 실행에 있어서 현재 내 앞에 나타난 사람을 표상하는 믿음에 대한 예화와 관련되어 있기에 넓은 내용을 지닌다. 그러한 능력에 대한 표준적인 견해에 따르면, 특정한 개인에 대해 관찰 가능한 속성(예: 외모)을 나타내는 표상에 호소하는 것을 통해 그 능력을 설명한다. 이러한 표상이 특정한 개인에 관한 것이라는 사실과 그 표상이 특정한 속성을 지닌 개인으로 바르게 표상된다는 사실은 이 능력을 지탱하고 촉진하는 주요한 토대이다.

예) 내 머리 속에는 팡이 특정한 모습으로 표상된다. 이러한 표상은 내가 팡을 만날 때마다 그 개를 팡으로 인식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내가 팡을 오표상한다면 나는 다른 개들을 팡으로 혹은 팡으로 다른 개들을 표상하는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내가 어떻게 팡을 올바르게 팡으로 표상하는 가를 설명하는 심리학적인 설명은 팡이 특정한 모습을 지니는 것으로 바르게 표상하고 있다는 것으로 제시된다. 좁은 심리학은 그러한 표상과 관련된 넓은 속성과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그것들의 지시체와 진리가는 우리의 대상 재인식 능력에 대한 견해가 될 수 없다. 팡에 대한 나의 표상을 좁은 내용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떻게 그러한 표상에 의해 내가 팡을 인지하는지를 미스테리로 남긴다.


- 포더의 인과력으로부터의 논변을 떠올려 보면, 앞선 문단의 사례는 물리적 쌍둥이의 심리학적 상태가 항상 그들의 인과력에 있어서 일치할 것이라는 포더의 주장에 대한 반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예) 나의 쌍둥이는 국지적인 곳에 살며 결코 팡을 만나거나 팡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없다고 가정해보자. 나는 팡을 인지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의 본성상 나는 그 개가 앞에 있을 때마다 그 개를 팡이라고 믿는다. 나의 쌍둥이는 그러한 능력이 없다. 나에게 있어서 팡의 모습을 바르게 표상하는 표상을 R이라고 부르자. 나의 쌍둥이의 두뇌 속에서 R과 관련된 표상은 다른 개의 모습을 표상할 것이다(이름하여, 팡2) 만약 나의 쌍둥이가 팡을 만난다면, 그는 실수로 팡을 팡2라고 믿을 것이다. 내 두뇌 속의 R은 심리학적으로 뚜렷한 인과력을 지닌다. 그것은 내가 팡을 인식 가능하게 해준다. 나의 쌍둥이의 두뇌 속의 R은 팡의 모습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불러오지 못하기 때문에, 그러한 인과력을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팡2라고 불리는 다른 개를 인식하게 하는 능력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