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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6- 본문

Philosophy of Mind

개별자론(individualism)과 좁은 내용(narrow content) -6-

다재소능 2010. 4. 11. 05:16



좁은 내용에 대한 포더의 거부(Fodor's Rejection of Narrow Content)

 

- The Elm and the Expert(1994a)에서 포더는 과학적 심리학이 좁은 내용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함으로써 개별자론에 대한 그의 주장을 포기한다. 하지만 이는 포더가 ‘인과력으로부터의 논변’을 덜 확신하게 되었고, 좁은 내용의 개념에 대한 정합성을 의심하게 되었기 때문이지 개별자론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는 우리의 심성 내용은 넓은 심리학만으로도 충분한 설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좁은 내용에 관한 설명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쌍둥이 사례

오스카는 술집에서 술 몇 잔을 한 이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숙취를 원치 않았고, 숙취 해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 결과 그는 물을 마시려는 욕구를 가지게 되었고, 그 욕구는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시게 하는 그의 행동을 야기했다. 오스카2 역시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신다. 그러나 그의 경우에 그 행동은 툴 믿음 욕구의 연쇄에 의해서 야기되었다. 넓은 심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오스카의 행동과 그 행동에 대한 심적인 원인은 오스카2의 행동 및 심적 상태와는 매우 다르다. 그러므로 넓은 심리학은 쌍둥이들의 심리적 삶을 다른 형태의 심리학적 일반화에 의해 포섭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며, 그들의 물을 마시는 행동에 대해서 서로 다른 설명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심리학적 설명의 목표에 있어서의 매우 강력한 직관인 오스카의 물을 마시는 행동을 야기한 추론과 오스카2의 추론은 동일한 것이며, 따라서 각각의 인과적 상호연결은 하나의 동일한 일반화에 포섭될 것이라는 직관과 상충된다. 즉 환경-특수적인 요소를 고려해보면, 넓은 심리학적 일반화는 불필요한 구분을 하고 있는 것이다.

 

☆ 프레게 사례

- 쌍둥이 사례 이외에도 넓은 심리학의 일반화의 설명력을 약화시키는 또 다른 사례가 있다. 이것은 프레게의 사례이다. 프레게의 사례에서 두 개인은 넓은 사유를 공유하지만 그들 각각의 사고에 대한 지시체를 표상하는 방식, 즉 제시의 양태가 다르다. CTM을 가정하면, 이러한 차이는 공-지시적 표현을 포함하기 때문에 동일한 넓은 내용을 가지지만, 각각의 LOT 문장이 각각의 토큰에서 차이가 난다는 귀결을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나와 당신이 버스 정류장에서 롯데월드에 가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한 대의 버스가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 그 버스는 나에게는 LOT 문장 THE BUS TO LOTTE WORLD IS APPROACHING을 예화한다. 그러나 당신에게는 LOT 문장 THE 730 IS APPROACHING을 예화한다. 롯데월드행 버스와 730번 버스가 동일한 대상이라고 주장하면, 우리들 각각의 LOT 문장은 공-지시적 표현을 가지며, 동일한 넒은 내용을 지닌다. 따라서 우리는 넓은 사고를 공유한다.

 

- 프레게의 사례는 넓은 심리학의 일반화에 대한 문제를 야기한다. 따라서 그러한 일반화의 설명력과 예측력을 약화시킨다. 언뜻 보기에 그럴 듯한 일반화인 사람들이 자신의 어머니와 결혼하는 것을 피한다는 점을 고려해보자.

 

- 이오카스테는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이지만 오이디푸스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오이디푸스는 이오카스테와 결혼하기를 갈망했기에 오이디푸스의 사례는 넓은 일반화에 대한 반례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그러한 일반화로는 오이디푸스 혹은 자신의 어머니의 동일성을 알지 못하는 누군가의 행동을 설명 혹은 예측하지 못한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누구인지를 안다. 하지만 보통 한 개인이 이러한 동일성 관계를 모르는 경우가 꽤 있다. 왜냐하면 넓은 심리학이 제시하는 어떠한 일반화도 그러한 일반화를 깨트리는 결과를 야기하는 오이디푸스와 같은 사례로부터 벗어나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 쌍둥이와 프레게 사례는 좁은 심리학에서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좁은 심리학은 다양한 환경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포착하는 일반화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환경-의미적인 방식으로 사고를 개별화하지 않기 때문이다.(쌍둥이 사례에 대한 대응 가능) 다른 한편으로 좁은 심리학은 a=b일 경우에 Fa라고 생각하는 것과 Fb라고 생각하는 것을 구별한다. 따라서 한 개인이 그의 사고의 지시체를 어떻게 표상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프레게 사례에 대한 대응 가능)

 

☆ 포더의 대응

- The Elm and the Expert(1994a)에서 포더는 넓은 심리학의 기반을 위태롭게 하는 쌍둥이 사례와 프레게 사례에 대처하는 우연적인 메커니즘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한 메커니즘이 주어진다면, 넓은 심리학의 일반화는 충분한 설명력과 예측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심리학이 ‘좁을’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즉 좁은 내용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쌍둥이 사례와 프레게 사례에 대처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1) 쌍둥이 사례에 대한 포더의 대응

- 쌍둥이 사례를 고려해보자. XYZ의 경우에서, 화학 법칙적으로는 물과 동일하면서 H2O가 아닌 어떤 것이 존재하는 것은 법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화학 법칙은 퍼트남이 기술한 쌍둥이 사례의 발생을 배제한다. 포더가 생각하기에 이는 “인과력으로부터의 논변”과 관련이 있다. 왜냐하면 쌍둥이의 심성 상태가 다르다고 하는 넓은 심리학은, 아마도 만약 그러한 쌍둥이가 법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인과력에 의해 개별화하는 것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비취 사례

- 포더는 모든 쌍둥이 사례가 법칙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것은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그는 비치(jade)와 경옥(jadeite)의 사례는 법칙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화학적으로 구별되는 비취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이는 경옥과 연옥(nephrite)이다. 오스카가 모든 비취가 경옥인 환경에 산다고 가정해보자. 그의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JADE의 개념을 오직 국지적으로 초록색의 준-보석 광물(여기서는 경옥)에 적용할 것이다. 따라서 오직 경옥만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오스카의 JADE의 외연에 포함된다. 만약 오스카가 JADE의 개념을 연옥에 적용한다면 그는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카2는 경옥은 존재하지 않으며, 국지적인 초록색의 준-보석 광물이 모두 연옥인 환경에 산다. 오스카2의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JADE를 오직 국지적으로 준-보석인 초록색의 광물(여기서는 연옥)에만 적용한다. 그 결과 연옥만 오직 그 경우에만 오스카2의 JADE 개념에 포함된다. 따라서 오스카의 JADE 사고는 그의 쌍둥이의 사고와 다른 넓은 내용을 지닌다.

 

- 포더는 넓은 심리학을 옹호하는 입장에 서면 그러한 사례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왜냐하면 비록 그러한 사례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을 우연적인 것으로 간주하면, 일반화에서 빠트린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불필요하기 때문이다’(1994a: 30)

‘우연적인 일반화를 포착하는데 실패한다는 것은 이론을 논박하지 않는다’(1994a: 32)



따라서 과학적 심리학은 그러한 사례에서 쌍둥이를 포섭하는 우연적인 일반화를 요구받지 않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왜 우리가 경옥-연옥 사례가 우연적인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3) 버지 사례에 대한 대응

- 오스카는 관절염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는 관절염이, 그 정의상 불가능한, 누군가의 관절 바깥에서 일어난다고 믿고 있다. 이에 비해 오스카2는 ‘관절염’이라는 단어에 대한 넓은 적용을 하는 공동체에 살고 있다. 그 단어는 관절의 안과 바깥에 류머티스성 조건에 적용된다. 그들 각각의 환경에 의해 조정되는 언어적 실천에서의 차이에 따라 오스카의 관절염 사고는 오스카2의 관절염 사고와는 다른 넓은 내용을 지닌다. 대부분의 그의 동료들과는 달리, 오스카는 관절염이 아니라 tharthritis를 의미하는 개념을 가지고 있다. ARTHRITIS를 관절 안과 바깥의 류머티스성 조건으로 적용하며, 두뇌 속에서 그 개념의 인과적 역할과 그 개념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과 유사하게 그는 두뇌 속에서 tharthritis를 의미하는 개념의 인과적 역할을 사용하여 이를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오스카의 행동은 전적으로 우연적이다. 왜냐하면 그의 행동은 이상한 오해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그의 실수를 고친다면, ARTHRITIS에 대한 그의 실제적 사용은 그의 동료들과 같아질 것이고, 그는 더 이상 ARTHRITIS가 tharthritis를 의미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과는 유사점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들을 통해서 포더는 이 쌍둥이 사례가 우연적이라고 결론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과학적 심리학이 그러한 일반화를 포착할 의무는 없는 것이다.

 

- 케인은 버지의 사례에 대한 포더의 대응에 대해서 공감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비취 사례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한다. 왜냐하면 비취 사례에서는 오해 혹은 실수가 없기 때문에, JADE는 전적으로 그들의 동료들 사이에서 표준으로 적용되고 사용되기 때문이다.

 

(4)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 사례

- 포더에 의해 논의되는 세 번째 쌍둥이 사례는 ELM과 BEECH 개념이다. 나는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를 구분하지 못하며 이 두 나무가 활엽수의 일종이라는 사실만을 알 뿐이다. 그 결과 나의 ELM의 사용은 BEECH의 사용과 유사하다. 나는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를 구별하지 않으며, X IS AN ELM을 X IS A BEECH와 동일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LM과 BEECH는 다른 넓은 내용을 지닌다. 그러므로 넓은 심리학에서 포착할 수 없는 이러한 개념에 대해서 행동과 관련된 일반화가 있다. 포더는 다음과 같이 이를 제시한다.


‘여기에, 쌍둥이와 같이, 넓은 내용의 개별화는 좁은 내용의 개별화가 표현할 수 있는 일반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넓은 개별화는 왜 그것이 매우 다른 내용의 사고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행동으로 나타나는지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1994a: 34)


포더는 이러한 ELM과 BEECH와 같은 전문가 의존적 개념에 대해서 중요한 사실이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넓은 심리학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사실과는 달리 나는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를 구분하여 말할 수 있다. 나는 전문가를 통해 이를 할 수 있다. 내 앞에 있는 나무가 느릅나무인지 아닌지에 대해 내가 신경을 쓸 경우에 나는 전문가를 고용해서 내 앞에 있는 나무가 ELM의 토큰이라는 것을 그것이 느릅나무일 경우 그리고 오직 그 경우에만 확신한다. 나는 보통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에게 있어 그 나무가 느릅나무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를 통해 내가 느릅나무와 너도밤나무를 구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의 생각과는 반대로 나의 ELM과 BEECH 개념의 사용에서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므로 좁은 심리학이 포착해야 될 일반화는 없다. 이를 통해 포더는 쌍둥이 사례에 대한 대응을 마친다.

 

- 그렇다면 넓은 심리학의 기초를 위태롭게 하는 이러한 프레게 사례에 대처하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포더는 심리학은 특수 과학이기 때문에 그것의 법칙은 ‘다른 사정이 같다면’의 법칙이라고 말한다. ‘다른 사정이 같다면’의 법칙은 엄밀한 법칙과는 달리 예외를 허용한다. 따라서 넓은 심리학은 오직 오이디푸스와 같은 사례와 같은 예외적인 사례에만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포더는 우리의 행동이 성공적이기 위해서 우리의 지각 인지 체계가 일반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우리가 그러한 동일성 관계를 알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합리적인 행동에 대한 전제조건인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롯데월드에 가기를 원하지만 (실수로) 110번 버스가 거기에 간다고 믿고 있다. 만약 내가 이러한 믿음에 근거해서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면, 나는 110번 버스를 타게 될 것이고,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만약 내가 730번 버스가 롯데월드에 간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면 어떠한 합리적인 행동도 나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합리적인 인간의 행동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욕구를 만족시키는데 성공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동일성 관계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일어난다. 실제로 좁은 심리학을 옹호하려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합리적인 행동의 성공에 대해서 어떠한 의미 있는 설명도 제시하지 못한다. 이로부터 나타나는 결론은 오이디푸스 사례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례는 넓은 심리학을 위태롭게 하기 보다는 ‘다른 사정이 같다면’ 법칙의 예외로 간주될 것이다. 포더는 자신의 입장을 요약한다.

 

그러한 프레게 사례는 대처 가능하다. 실제로 합리적인 가정이 있다. “지향적 체계”는 그것들의 행동적 성공에 근거해 일반적으로 그것들이 알고 있는 것을 보장하는 메커니즘이다. 나는 그것이 지각과 인지에 대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오이디푸스와 같은 이야기들이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1994a: 48)

 

- 따라서 포더는 쌍둥이 사례와 프레게 사례에 대처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하기에, 넓은 심리학은 상당한 설명력과 예측력을 갖춘 일반화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결론 내린다. 그러므로 경험적 사실의 문제로써 과학적 심리학은 좁은 내용에 대한 개념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즉 실질적으로 좁은 내용은 불필요하다는 것이다.